- 입력 2026.10.11 07:13
우즈베키스탄 시의회 전동차 70량 구매 구상안 승인
수출입은행 자금 연계한 예상 사업비 7개사 중 2위
중국 선제안 속 향후 상업 제안서 제출 여부가 분기점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하철 신규 전동차 구매 사업에 현대로템이 주요 후보군으로 포함됐다. 지난 8일 현지 시의회가 승인한 사업 구상안에서 현대로템은 예상 사업비 기준으로 중국 경쟁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금액을 제시해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의 첫 해외 상업 운행을 시작하며 현지 입지를 다진 현대로템은 이번 구상안 승인을 기점으로 신규 전동차 수주전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9일 현지 매체 가제타(Gazeta.uz) 보도에 따르면, 타슈켄트 시 인민대표회의(켄가시)는 지난 8일 지하철 5량 편성 전동차 14편성(총 70량)을 구매하는 사업 구상을 승인했다.
이 사업은 오는 2027년 말 완료를 목표로 하며, 외국 정부와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타슈켄트 지하철은 4개 노선 70km, 50개 역 규모로 하루 평균 8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핵심 대중교통망이다.
해당 구상 문서에는 7개 철도 차량 제작사와 금융기관별 추정 사업비가 명시됐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연계한 현대로템 안은 1억 8,413만~1억 8,422만 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중국수출입은행을 등에 업고 가장 낮은 금액인 1억 6,864만~1억 6,967만 달러를 써낸 중국 CRRC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다른 유럽 및 일본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현대로템의 가격 이점은 더욱 뚜렷하다. 프랑스 알스톰과 스페인 CAF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자금 지원을 전제로 각각 2억 1,728만~2억 1,956만 달러, 2억 2,995만~2억 3,237만 달러를 제시했다.
러시아 글로벌 트랜스포트 솔루션스는 2억 4,795만~2억 5,193만 달러, 체코 스코다는 2억 7,999만~2억 8,229만 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연계한 일본 가와사키는 3억 5,621만~3억 5,737만 달러로 각각 추산돼 현대로템 안을 크게 웃돌았다. 현지 매체는 현대로템과 CRRC, 러시아 글로벌 트랜스포트 솔루션스의 3개 안을 가장 적합한 모델로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4년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 국산 고속차량 공급 계약을 맺은 뒤, 올해 5월 수도 타슈켄트와 서부 지역 도시 히바를 잇는 노선에서 고속차량 영업 운행을 개시했다. 현지 기후와 인프라에 맞춘 방진 설계 등 현지화 능력을 이미 검증받은 만큼, 이번 전동차 수주전에서도 기술적 신뢰도를 강력한 무기로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아직 입찰 공고나 정식 계약이 아닌 '사업 구상' 단계라는 점은 남은 한계다. 문건에 기재된 금액도 최종 입찰가가 아닌 사업 초기 추정치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지 매체에 따르면 현재 상업 제안서를 실제 제출한 곳은 중국과 러시아 업체뿐이다. 지멘스가 제안을 거절하며 전체 후보군이 좁혀졌음에도, 아직 현대로템이 정식 제안서를 냈다는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 CRRC가 가장 낮은 가격을 앞세워 선제적으로 제안서를 제출하며 선점 효과를 노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의 최종 수주 성패는 실제 상업 제안서 제출 시점과 한국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구체화 여부에 달렸다. 본입찰 단계에 공식 진입해 구체적인 금융 지원 규모를 확정하고, 중국 CRRC와의 최종 가격 격차를 어느 정도까지 좁힐 수 있는지가 이번 수주전을 가를 결정적 지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