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10.11 07:11
2023년 수출 물량 대상 상계관세 행정재심 결과 공표
현대제철 1.28% 유지로 기업 간 보조금율 격차 뚜렷
고시 35일 이후 미국 세관 통해 실제 징수 절차 돌입

미국 정부가 한국산 열연강판에 부과할 상계관세(CVD)율을 최종 확정했다. 포스코는 3.68%, 현대제철은 1.28%의 상계관세를 적용받게 되며, 이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미국 상무부(DOC)는 9일(현지 시각) 연방관보를 통해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2023년도 상계관세 행정재심 최종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심사 대상 기간은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수입된 한국산 열연강판이다. 상무부는 심사 기간 한국 철강사들이 자국 정부로부터 상계가능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최종 결과에서 확정된 순보조금율은 포스코 3.68%, 현대제철 1.28%다. 상무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예비판정에서 포스코에 3.71%를 매겼으나, 이후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보조금 산정 방식을 수정하면서 최종적으로 0.03%포인트 낮췄다. 현대제철은 예비판정 당시 산정된 1.28%가 그대로 유지됐다.
열연강판은 쇳물을 가공해 만든 두꺼운 강판으로 자동차, 건설, 강관 등 다양한 산업의 기초 소재로 쓰인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철강재에 반덤핑(AD) 관세와 상계관세를 매기고 있다. 수출 기업이 가격을 부당하게 낮춰 파는 것을 막는 조치가 반덤핑 관세라면, 상계관세는 수출국 정부가 기업에 전기료 감면이나 정책 자금 등 직간접적인 보조금을 지급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볼 때 이를 상쇄하기 위해 부과하는 징벌적 관세다.
이번 결정으로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시장에서 추가적인 관세 부담을 안게 됐다. 미국은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에 쿼터제나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1~3%대의 상계관세율이 더해지면 현지 판매 단가는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포스코는 현대제철보다 약 3배가량 높은 보조금율을 판정받아 상대적으로 원가 압박이 커졌다.
이번 재심 결과는 과거와 비교할 때 회사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상무부가 2022년도 수입분을 대상으로 지난해 확정했던 상계관세율은 포스코 1.47%, 현대제철 2.21%였다. 1년 사이 포스코의 보조금 판정 비율은 두 배 이상 뛴 반면, 현대제철은 절반 가까이 낮아지며 입장이 뒤바뀌었다. 한국 정부의 지원 제도 편입 여부나 상무부의 조사 대상 산정에 따라 기업별 체감 효과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최종 관세율이 확정됨에 따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조만간 실제 징수 절차에 착수한다. 상무부는 이번 최종 결과가 연방관보에 게재된 날로부터 최소 35일 이후에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으로 관세 평가 지침을 내려보낼 예정이다. 현지 수입업자들은 새로운 관세율을 반영해 현금 예치금을 납부해야 하며, 기존에 냈던 금액과의 차액에 대해서도 정산 절차를 밟게 된다.
기업들이 부당한 관세 산정에 불복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로 한국 철강업계는 과거 상무부의 자의적인 보조금 산정이나 특별시장상황(PMS) 논리 적용을 법원에 제소해 일부 관세를 환급받은 전례가 있다. 미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호무역 기조가 강해지는 가운데, 이번 관세 확정이 향후 반덤핑 연례재심 등 추가 무역 규제에 어떤 기준점으로 작용할지가 핵심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