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10 10:42

텍사스 대형 원전 4기 사업 환경영향평가 예비 찬성 확보
인공지능 전력 수요 겨냥한 대형 민간 전력망 구축 본격화
최종 안전성 심사 통과 및 EPC 통합 본계약 체결 과제

AI 생성이미지.

현대건설이 협력사로 참여하는 미국 텍사스주 대형 원전 4기 건설 사업이 미국 규제 당국의 환경영향평가 첫 관문을 넘었다.

9일 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가 발표한 내용과 현지 외부 공시를 종합하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텍사스주 카슨 카운티에 원자로 4기를 짓는 '프로젝트 마타도르'의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연방관보에 공고했다. NRC 실무진은 이번 초안을 통해 해당 사업의 통합인허가(COL) 발급에 찬성한다는 예비 권고를 냈다.

이번 예비 권고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대규모 민간 전력망 구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단순 시공을 넘어 설계와 구매까지 아우르는 통합 수행을 추진 중인 현대건설의 실질적인 수주 영역도 한층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마타도르는 페르미 아메리카가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에 조성 중인 11기가와트(GW) 규모의 복합 에너지 캠퍼스 사업이다. 폭증하는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원전 4기와 가스복합화력, 태양광 발전 시설 등을 결합한 대형 민간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원전 부문에는 웨스팅하우스의 가압경수로형 모델인 'AP1000' 4기가 도입된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2025년 6월 NRC에 통합인허가를 신청한 지 15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고 단계에 도달했다. 통상 수년이 걸리는 미국 내 원전 심사 절차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다.

이는 사업자가 NRC의 감독 아래 직접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하는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이 적용된 결과다. 페르미 아메리카 측은 웨스팅하우스와 현대건설 등 주요 협력사에 감사를 표하며 인허가 절차의 진전이 가속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번 인허가 진전은 현대건설의 실질적인 사업 영역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건설은 2025년 7월 페르미 아메리카와 프로젝트 마타도르 원전 부문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사업 초기 단계인 기본설계(FEED) 과정부터 깊이 관여하고 있다.

향후 본계약 체결 시 설계와 구매, 시공을 모두 통합해 수행하는 일괄 턴키(EPC)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합 수행 방식이 최종 확정되면 단순 시공 대비 사업 규모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다.

미국 내 원전 건설 공급망이 장기간 멈춰 있던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현대건설의 시공 역량은 사업자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페르미 아메리카 역시 현대건설의 시공 능력과 공기 준수 기록을 미국 원전 생태계 재건의 필수 요소로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이번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고가 최종 인허가 획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RC 실무진의 예비 찬성 권고 이후에도 대중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환경심사 보고서가 확정돼야 한다. 아울러 원자로 설계와 운영 절차 등을 검증하는 별도의 안전성 심사 절차가 남아 있으며, 이 모든 검토가 끝난 뒤 NRC 위원회의 최종 표결을 거쳐야만 실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금융 지원 여부도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원전 사업 생태계를 부활시키기 위해 175억 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정부 차원의 대출 지원이 최종 승인되면 장기 납기 핵심 기자재의 대량 구매가 가능해져 사업의 재무적 불확실성은 한층 줄어든다.

해소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과제는 현대건설의 본계약 체결 시점이다. 원본 게시물에는 인허가 절차의 진전 사실만 명시됐을 뿐 현대건설의 새로운 계약이나 구체적인 역할 변경 사항은 언급되지 않았다. 최종 인허가 절차에 속도가 붙는 가운데, 양측이 설계와 구매 역할을 명시한 구속력 있는 통합 수행 본계약을 맺어야만 이번 사업이 현대건설의 실질적인 매출 기여로 확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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