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09.09 13:03

기체당 1000만 달러 목표, 1년 내 시제·3년 내 대량 생산
이란서 45대 잃은 교훈…CCA 아키텍처 활용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AI 생성이미지. /랑펀미디어

미 공군이 주력 감시·공격 드론 MQ-9 리퍼의 후속 기종을 두고 '많이 잃어도 되는' 저가 대량 생산 전략을 공식화했다. 기체당 1000만 달러(약 150억원)를 목표로 한 신형 드론을 1년 안에 시제하고 3년 안에 대량 생산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간) 미 공군과 국방혁신국(DIU)은 지난 8월 산업계를 상대로 '대량 모듈형 항공기'(MMA) 사업 제안요청서를 공개했다. 크리스 니에미 미 공군 현대화 담당 중장은 "MQ-9 수명이 끝나가면서 '그다음엔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초기 논의가 있었다"며 "솔직히 말해 전투 작전에서 겪은 손실 때문에 그 논의가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미 공군은 이란 상공 전투 작전에서 최소 45대의 MQ-9을 잃었다. 케네스 윌스바흐 미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 5월 의원들에게 리퍼가 분쟁의 '최우수 선수'였다고 평가했지만, 센서와 무기를 제외한 기체 단가만 약 5000만 달러(약 750억원)에 달해 더 큰 잠재적 분쟁을 대비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니에미 중장은 "전 세계 위협 평가와 실전 경험을 종합하면 미래 분쟁에서는 과거보다 더 많은 군사 장비를 잃게 될 것"이라며 "더 쉽게 생산하고 더 싸게 사서 더 많이 잃어도 되는 물건이 필요하다는 근본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공군이 제시한 MMA의 핵심 목표는 기체당 1000만 달러다. 이 가격 목표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제너럴 아토믹스 항공시스템(GA-ASI)은 MQ-9A를 대체하기 위해 더 성능이 좋지만 더 비싼 MQ-9B 구매를 압박해 왔다.

니에미 중장은 "잃어버린 항공기를 즉시 대체할 좋은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MMA에 올인하는 것과 MQ-9B 등 다른 대안을 비교하는 신중한 논의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Q-9B가 생산 중이니 큰 수표를 들고 가서 올해 100대를 살 수 있다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그건 현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GA-ASI는 이후 이 사업을 겨냥해 '와일드파이어'(Wildfire)라는 더 저렴한 신형 항공기를 발표했다.

DIU 제안요청서는 공중급유 없이 최소 2300해리(약 4260㎞)의 전투행동반경과 최소 8000해리(약 1만4820㎞)의 단방향 자가 전개 능력을 요구한다. 최대 2800파운드(약 1.27t)의 탑재량을 실을 수 있어야 하며, 센서·무전기·무기 등 새로운 능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모듈형 개방형 시스템 접근법(MOSA)을 채택해야 한다.

조지프 쿤켈 DIU 군사 부국장은 연구·개발·시험·평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군 예산이 아닌 민간 자본으로 충당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업체 선정 과정이 진행되면서 누가 나올지 지켜보는 게 흥미로울 것"이라며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 명단에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루크 크롭시 미 공군 획득·기술·군수 담당 군사 부국장은 제안요청서의 초기 요구사항이 "전체적으로 원하는 속성들의 우산"이라며 업체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해 대응할지 충분한 유연성을 준다고 설명했다.

MMA 사업은 미 공군의 별도 사업인 협동전투항공기(CCA) 프로그램의 교훈을 활용한다. 크롭시 부국장에 따르면 항공기를 신속히 배치하고 이후 업그레이드와 다양한 파생형으로 반복 개선하는 점진적 접근법 등 CCA의 핵심 원칙을 포함한다. MMA는 CCA의 '정부 참조 아키텍처'와 민첩한 임무 시스템 제품군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여러 업체의 자율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 위한 표준 운영체제형 모델이다.

일정과 저비용 목표 때문에 니에미 중장은 MMA가 반드시 최첨단 기술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MQ-9과 같은 낮은 종횡비 날개와 터보프롭 추진 방식을 쓸 가능성이 크다. 미 공군은 MQ-9 조종석의 스틱과 스로틀을 클릭과 키 입력 방식으로 대체하려 한다.

니에미 중장은 "실제로 얻게 될 MMA 항공기는 제조·엔진·비행 제어 측면에서 최첨단 기술은 아닐 것"이라며 "비용을 낮추려면 모두 검증된 기술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분쟁 시 더 많은 항공기를 신속히 생산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대량 생산성을 염두에 두고 제안서를 설계해야 한다. MMA의 생존성 목표는 숫자에 있다. 보잉 F-47이나 노스럽 그러먼 B-21처럼 중국 같은 적의 방공망을 뚫어야 하는 정교한 스텔스·자체 방어 능력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니에미 중장은 "내가 중국이라면 미국이 단방향 공격 같은 비교적 싼 물건에 막대하게 투자해 대량으로 사들여 쏘아대면서 값비싼 방어 미사일 탄창을 비우게 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 두려울 것"이라며 "MMA는 그 대량성 때문에 그 해법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MQ-9은 매일 4대 중 1대씩 잃으면서 보낼 여유가 없지만, 가격을 낮추고 훨씬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면 '중국을 두렵게 하는' 범주에 들어갈 여지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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