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헌석 기자
  • 입력 2026.10.29 16:58

브룩필드가 90억 달러 출자해 특수목적법인 설립
네이버는 초기 투자 없이 GPU 빌려 쓰는 구조 마련
연 2조 원대 감가상각비 상쇄할 외부 고객사 확보 과제

AI 생성이미지.

네이버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하는 1기가와트(GW)급 글로벌 인공지능(AI) 팩토리 사업의 자금 조달 및 운영 구조가 확정됐다. 대규모 초기 투자 부담을 브룩필드에 넘기면서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한국신용평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7일 브룩필드와 9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컴퓨팅 인프라 확보 계약을 체결했다. 브룩필드가 100%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V)인 ‘에셋코(가칭)’를 설립하고, 에셋코가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는 에셋코로부터 GPU 기반 컴퓨팅 자원을 서비스 형태(GPUaaS)로 빌려 외부 고객에게 AI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며 자금 조달 병목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네이버는 자본 효율적인 구조를 짰다. 한국신용평가는 “투자 자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PU 매입 대금 조달 의무를 브룩필드가 부담하기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서는 대규모 초기 투자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엔비디아의 10억 달러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선결 조건도 충족돼, 엔비디아는 조만간 네이버의 3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네이버는 단순 상면 임대 중심의 국내 타 AI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운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역량을 갖추고 있어, GPU 인프라 위에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를 시작으로 2028년까지 200MW 규모의 인프라를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독특한 사업 구조에 따른 회계적 부담과 리스크도 존재한다. 에셋코는 브룩필드가 100% 지분을 갖지만, 실질적인 운영 의사결정권을 네이버클라우드가 쥐고 있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네이버의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에셋코가 매입한 GPU는 네이버의 연결재무제표상 유형자산으로 잡힌다. 한국신용평가는 GPU 투자가 완료되는 2028년 이후 네이버의 연간 감가상각비가 2조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용료 지급 의무에 대해 네이버가 18조 7,40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서지만, 이는 내부거래로 제거돼 실제 재무 부담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결국 사업의 성패는 막대한 감가상각비와 브룩필드에 지급할 사용료를 상쇄할 만큼 충분한 외부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달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외부 고객사와의 계약 기간이 짧거나 GPU 조달 이후 고객사의 재무 상태가 악화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네이버클라우드가 맺을 외부 고객사와의 계약 규모와 기간, 주요 고객사의 신용도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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