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6.09.09 13:00
지방세기본법 2월 개정, 7개월 만의 자치규칙 반영
사전통지 20일·선정 기준 위임이 던진 과제

경기도 안산시가 9월 9일 「안산시 지방세 세무조사 운영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방세기본법과 같은 법 시행령이 지난 2월 5일 일괄 개정된 지 7개월여 만이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과 사전통지 기한을 담는 자치규칙이 상위법에 맞춰 손질될 예정이어서 지방세 실무자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안은 규칙 전체를 바꾸는 전부개정이 아니라 필요한 조문만 고치는 일부개정 형태다. 예고명에 '일부개정규칙안'으로 명시됐고, 공고일은 9월 9일, 자치단체는 경기도 안산시다.
상위법인 지방세기본법은 2026년 2월 5일 일부개정돼 시행됐다(법률 제21326호). 제83조는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한을 조사 시작 20일 전으로 규정하고, 재조사 결정에 따른 재조사는 7일 전으로 단축해 통지하도록 했다. 종전 자치규칙들이 15일 기준으로 삼던 조항이 바뀐 것이다.
같은 날 개정된 지방세기본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6075호) 제53조는 정기 세무조사 대상자 선정 기준을 다시 썼다. "납세자의 이력, 사업 현황, 과세정보 등을 고려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하는 기준"에 따르도록 위임한 것이다. 선정 기준의 구체화가 자치규칙의 몫으로 넘어온 셈이다.
안산시는 조사 강도를 높여 온 기초단체다. 시가 지난 3월 공개한 올해 세무조사 추진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세무조사에서 법인 177개를 조사해 99억 1,000만 원을 추징했다. 2024년 추징액 49억 8,000만 원의 약 2배로, 안산시 세무조사 사상 최대 규모다.
과점주주(지분을 50% 넘게 보유해 법인의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 보는 주주 집단) 조사에서는 192개 법인에서 2억 8,000만 원을, 감면 등 취약 분야 기획조사에서는 12억 2,000만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세 경로를 합한 지난해 세무조사 세입은 총 114억 원이다.
시는 올해도 지방세심의위원회(세무조사 대상 선정 등을 심의하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한 법인을 대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고 적정성, 과세물건 누락, 감면 적용 적정성을 지방세 전반에 걸쳐 점검하는 계획이다. 올해 정기 세무조사 대상 법인은 230개로 제시됐다.
상위법 개정이 자치규칙에 남긴 숙제
지방세기본법은 세무조사를 질문·검사권(제140조)에 근거한 행정조사로 규율한다. 정기 세무조사는 제82조에 따라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하고, 조사 종류는 통합세무조사(모든 세목을 함께 조사하는 방식)와 부분세무조사(특정 세목·부분에 한정하는 방식)로 나눈다(제84조의3). 자치규칙은 이 상위법 조문을 지자체 사정에 맞게 구체화하는 하위 규범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세 세무조사 운영 규칙의 표준안·참고안을 시달해 왔다. 지방세기본법이 2019년 12월 31일 개정되면서 전국 지자체가 규칙을 정비한 1차 물결이 있었고, 2024년 행안부 지방세 세무조사 기본계획에 따른 2차 정비가 이어졌다. 파주시는 2024년 10월, 원주시는 같은 해 11월 각각 표준안을 반영해 규칙을 전부개정했다.
올해 2월 개정은 이 표준안 체계를 다시 흔들었다. 사전통지 기간이 20일로 늘었고, 정기 조사 선정 기준이 시행령에서 지자체장 재량으로 이관됐다. 자치규칙에 옛 기준을 남겨 둔 지자체는 조문 충돌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정 기준 위임, 자율인가 자의인가
시행령 제53조가 정기 조사 대상 선정을 지자체장이 정하는 기준에 맡긴 것은 절차적으로 의미가 크다. 납세자의 이력·사업 현황·과세정보를 고려하라는 큰 틀만 남고, 구체적 선정 지표는 각 시·군·구 규칙이 채우게 됐다.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세원 발굴이 가능해졌다는 논리가 선다. 안산시처럼 공단 밀집 지역은 과점주주 변동이나 감면 사후관리 같은 취약 분야를 집중 조사할 근거를 규칙에 명시할 수 있다. 반면 납세자 쪽에서는 선정 기준이 지자체마다 달라지고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세심의위원회 심의가 남아 있는 것은 통제 장치다. 다만 심의 대상 선정의 세부 기준 자체를 지자체장이 정하게 되면, 심의는 이미 짜인 기준을 추인하는 형식에 그칠 공산이 있다. 지방세 분야에서 조사 대상 선정의 공정성은 반복된 쟁점이었다.
추징액 두 배의 도시, 규칙 고치는 이유
안산시의 정기 세무조사 추징액은 2024년 49억 8,000만 원에서 지난해 99억 1,000만 원으로 뛰었다. 1년 새 49억 3,000만 원이 늘었다. 여기에 과점주주 조사 2억 8,000만 원과 기획조사 12억 2,000만 원을 더하면 지난해 세무조사로만 114억 원이 들어온 셈이다.
세무조사 세입은 안산시 일반회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시는 올해 조사 계획에서도 세수 확충을 명시했다. 세무조사 규칙 개정은 이 조사 기조를 절차적으로 뒷받침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조문 정비로만 볼 수 없다.
납세자 실무에서 달라지는 것
사전통지 20일은 납세자에게 자료 준비와 소명 기회를 더 주는 조치다. 조사 개시 전 대응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 세무담당자는 통지서에 적힌 조사대상 세목과 기간을 확인하고 과세표준 산출 근거를 정리할 여유가 생긴다.
다만 재조사는 7일 전 통지로 단축된다. 지방세기본법 제83조는 재조사 결정에 따른 재조사의 사전통지를 7일로 따로 정했다. 이미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납세자라도 재조사는 준비 기간이 짧아질 수 있어 통지서 수령 시점부터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행안부 표준안을 반영한 다른 지자체 규칙에는 청렴서약서 교부, 위임장 절차, 조사 중 소명 기회 부여 같은 절차가 포함돼 있다. 안산시의 일부개정안이 이 절차들을 어느 범위까지 담는지가 실무상 관건이다.
예고 이후 절차와 정비 전망
입법예고 기간은 공고일부터 통상 20일이다. 파주시는 2024년 10월 4일부터 10월 24일까지, 원주시는 같은 해 11월 29일부터 12월 19일까지 각각 20일간 의견을 받았다. 안산시도 이 관례를 적용하면 의견 제출 기한은 9월 29일경으로 잡힌다.
의견이 있는 기관·단체·개인은 서면·우편·팩스 등으로 안산시에 제출하면 된다. 예고 이후에는 의견 수렴을 거쳐 조례·규칙심의회 심의와 규칙 공포 절차가 이어진다. 공포 전까지 조문이 더 다듬어질 수 있어 이번 안은 아직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
경기도 내에서는 김포시가 7월 22일 같은 이름의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올해 상위법 개정에 따른 자치규칙 정비가 수도권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지방세 실무자는 소속 지자체 규칙의 정비 여부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전통지 연장은 납세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이지만, 선정 기준의 지자체 위임은 조사 확대 여지를 함께 넓힌다. 안산시처럼 추징액을 급격히 키운 지자체일수록 이 두 조항이 규칙에 어떻게 새겨지는지가 조사 공정성의 바로미터가 된다.
세무조사는 부과·징수 세입의 사후 보정 수단이다. 상위법 개정 7개월 만에 나온 안산시의 규칙 정비는, 20일 사전통지라는 권리 보호 장치와 지자체 재량이라는 세원 확보 동력이 한 규칙에서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